가이의 다락방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본문

책책책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gaiserne 2010. 6. 22. 03:59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outlier) : 1. 집 밖에서 자는 사람[동물], 임지(任地)에 살지 않는 사람, 영외 거주자 2. 본체(本體)를 떠난 물건, 분리물 3. 국외자, 문외한 4. (지질) 외좌층(外座層)


네이버 영어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아웃라이어’단어의 뜻이다. "아웃라이어는 대체 무슨 말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어 찾아본 사전의 뜻이 이러했는데, 아마도 책의 제목을 고려했을 때 ‘성공한 사람들’에 관한 단어일 테니 일반인과 다르게 독특하여 흔히 말하는 그 분야에서 재능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책 이라 생각하고 읽어 내려갔다. 물론 내용은 성공한 사람들에 대하여 다룬 책임이 분명하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인 부자 ‘빌 게이츠’, 유명한 프로그래머 ‘빌 조이’가 어떻게 성공을 하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말해준다. 우리가 간과 하고 있었던 잣대로 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에 대하여 흔히 일반인과 다른 비범한 삶을 살아왔고, 그 결과로 인해 성공을 이루었다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역시 그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라.” 라는 말처럼 말이다. 그것에 대하여 이 책은 ‘다른 사람 보다 노력한 것은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히 그 사람 혼자서 해낸 것일까?’ 라는 의문을 던진다. 유명한 하키선수들의 생일이 1~3월에 몰려있는 것과 빌 게이츠가 컴퓨터에 대하여 어느 정도 공부를 이루고 나자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안철수가 어셈블리에 대하여 공부하고 나자 바이러스를 만난 것들이 과연 노력만으로 된 것 인가?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힘만으로 성공할 수 는 없다. 자신을 빛내기 위해서는 시대가 자신을 빛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내가 고등학교 무렵 이였던 것 같다. 그때 토탈 어나힐레이션(Total Annihilation)이라는 PC게임이 출시되었었다. 당시로서는 대단한 그래픽과 엄청난 수의 유닛 선택, 새로운 방식의 생산과 기지 건설, 현실과 같은 맵 등으로 인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그 유명한 스타크래프트가 이 게임의 그래픽을 보고 그래픽 수정작업에 들어갔을 정도였으니 대단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양한 언론과 당시 수많은 게임 잡지들(당시만 하더라도 게임 잡지가 3~4가지 정도는 되었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혁신적인 게임으로 칭찬이 자자했음에도 토탈 어나힐레이션은 유저들의 별다른 반응 없이 사라져갔다. 어째서일까? 당시 이 게임을 접해본 이로서는 그 이유를 잘 알 것이다. 필자도 그것을 꼭 해보고 싶었지만, 당시 필자의 컴퓨터로서는 그런 고사양의 게임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당시 컴퓨터가 지금처럼 보급되지도 않았으며, 필자의 경우도 당시 사용하던 PC는 CPU : 펜티엄 200MHz에 16M EDO 램 두 개를 사용 하고 있었다. 당시 이 게임의 최소 사양이 CPU : 166MHz 메모리 : 128MB를 요구하고 있었다. 턱없이 부족한 메모리로 인해 제대로 된 플레이를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멀티플레이를 위해서는 1GHz정도의 CPU가 필요했다. 대다수의 게임 유저들은 도저히 이러한 PC를 구매할 수가 없었고, 단지 그림의 떡으로 이 게임은 잊혀졌다. 만약 당시 컴퓨터 사양이 이 게임을 적어도 1:1을 원활히 돌릴 수 있을 정도면 어떠하였을까? 분명 많은 유저가 컴퓨터나 사람과 1:1을 해보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돈이 조금이라도 넉넉했다면 더 원활히 돌리기 위해서 컴퓨터 업그레이드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1:1조차도 하기 힘든 사양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환경의 힘을 이 책은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세계적인 추세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매우 높은 IQ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꽃피워 보지도 못하고 목장의 주인이 되어 소와 양을 치는 것이 소개되는데, 이 사람이 이러한 길을 걷게 된 것은 그 사람이 살던(미국) 곳의 영향도 있지만 자라면서 가정에서 배운 것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조가 가지고 있던 영향이 시대를 뛰어 넘어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한국이란 나라가 가지는 웃어른에 대한 대우는 서방국가에서는 도저히 보기 힘든 것들이다. 문화가 개방되고 이미 세대가 두 차례 가까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한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문화와 관습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고, 자연스레 우리의 몸에 배긴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이 나 스스로 일구어 낸 것이 아니라, 웃어른을 공경하는 한국에서 자라면서 얻은 문화적 유산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항상 유익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상하의 구분이 엄격한 한국에서는 윗사람이 자신의 뜻과 다른 행동을 하더라도 쉽게 말을 꺼내서 고치기기 어렵다. 비록 그것이 옳은 말임이 분명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면 때와 장소를 잘 타고나기만 한다면 성공한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미 많은 책과 논문에서 언급한 1만 시간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성공한 모든 사람들은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은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가 단순히 좋은 내력을 가진 집안과 시대를 잘 태어난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문득 “노력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노력했다.” 라는 문구가 생각난다.(더 파이팅 대사 중) 확실한 것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회가 올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을 해두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것에 대하여 반박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는 것조차도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실력을 가져야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실력만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인격적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는 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며, 문화를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고, 경제를 구성하는 것도 근본은 사람이다. 성공은 돈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하여 노력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것이라 믿는다.